글 | 장준우 쉐프
연어는 샐러드바나 뷔페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회를 잘 못 먹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연어의 원산지인 노르웨이에서도 훈제 연어를 먹을까? 우리가 먹는 연어부터 북유럽의 연어 요리까지, 모두 소개한다.


연어 무한리필이 사라졌다?



한때 연어 무한리필 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사라진 적이 있다. 대체 연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골목의 전쟁>을 쓴 김영준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015년 노르웨이산 연어 가격이 하락해 전국에 연어 무한리필 식당이 생겨났지만 1년도 안 된 2016년 갑자기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당시 노르웨이 연어 수출량의 10%를 소비하던 러시아가 EU의 제재를 받아 유럽산 식품 수입을 금지한 탓에 연어 값이 하락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판로 다각화, 러시아의 우회 수입 등으로 연어 가격은 금방 제자리를 찾았다. 덕분에 국내 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무한리필 연어와 작별해야 했다.



주황빛 연어의 비밀


연어 색깔을 결정하는 성분은 당근의 주황색을 내는 색소와 유사한 물질이다. 연어는 갑각류와 조류를 먹고 주황색 색소를 가진 물질을 합성한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이 물질을 껍질과 난소에 저장하는데 연어와 송어 등 연어과 물고기는 근육에 저장한다. 이 때문에 연어의 육색이 진한 주황빛을 띠는 것이다. 양식 연어와 송어는 야생 갑각류를 먹을 기회가 없어 색이 흐리다. 인공 사료에 색소를 첨가해 주황빛을 인위적으로 낸다. 영양가 높은 사료를 먹고 자라는 양식 연어는 자연산보다 지방이 풍부하고 품질이 균일한 대신 특유의 향과 맛이 덜한 편이다.



북유럽의 연어요리, 그라브락스


연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어요리는 북유럽의 그라브락스(Gravlaks)다. 설탕과 소금, 그리고 허브의 일종인 딜(Dill)에 생선을 하루 이틀 절여서 만든 요리다. 날것으로 얇게 썰어 먹는다. 가정에서 만들기 쉬울 뿐더러 생연어보다 풍미가 진하고 식감도 비교적 단단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북유럽 음식 중 하나다.

북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먹어온 그라브락스는 지금의 형태와는 매우 달랐다. 땅에 묻은(Grav-) 연어(Lax)라는 이름처럼 원래는 땅에 묻어 발효시킨 음식이었다. 우리로 치면 삭힌 홍어와 같은 발효 음식이다. 스칸디나비아 어부들은 어떻게 생선을 땅에 묻을 생각을 한 것일까. 그 이유는 보존 때문이었다. 어부들은 강이나 호수, 바다에서 생선을 잡았는데 어떻게 보관할지가 큰 고민이었다. 대구와 같이 지방이 적은 흰 살 생선은 해풍에 잘 말리면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했지만 연어와 같이 지방이 많은 생선은 쉽게 부패해 말리기도 어려웠다. 그나마 소금이라도 많이 뿌려 놓으면 오랫동안 저장 가능했지만 소금은 항상 부족했다.



영리한 누군가가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생선을 가볍게 소금 처리하고 자작나무 껍질로 싼 후 땅에 구덩이를 파묻은 것이다. 차가운 땅속 온도, 희박한 공기, 약간의 소금, 그리고 나무껍질이 어우러져 젖산 발효가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 김치를 땅에 묻어 발효시키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땅속에 있는 동안 효소가 단백질과 생선 기름을 분해해 마치 버터와 같은 질감과 치즈의 풍미를 만들어냈다. 한국에서 삭힌 홍어를 별미로 여기듯 스칸디나비아 인들의 흥미로운 음식이었다. 그런데 이 음식은 어느 순간부터 자취를 감추었다.



발효 연어는 왜 사라졌을까?



발효 연어가 사라진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냉장고의 발명으로 굳이 생선을 땅속에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취향의 변화였다. 사람들이 더 이상 냄새가 고약한 음식을 선호하지 않게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취 음식인 발효 청어 수르스트뢰밍도 오늘날에는 시골 노인들이나 좋아하는 음식으로 여겨지면서 젊은 층에게 외면 받게 됐다. 이젠 안타깝게도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어디에서도 전통방식의 그라브락스를 맛보기란 거의 불가능해졌다. 세련되고 섬세한 형태로 재탄생한 그라브락스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오늘날 그라브락스는 기본적으로 소금과 설탕으로 절이는 과정을 거친다. 설탕과 소금은 음식을 보존하는 물질이다. 삼투압 작용으로 겉면의 수분을 제거해 외부의 유해한 균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원리다. 소금으로만 절이게 되면 짠맛만 남는데 설탕이 더해지면 짠맛이 중화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딜을 비롯한 허브를 첨가하거나 레몬 껍질, 코냑, 위스키 등으로 향을 더하기도 한다. 연어 한 면을 통째로 뜬 필렛만 있다면 집에서도 손쉽게 그라브락스를 만들 수 있어 파티용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샐러드바 필수 음식, 훈제 연어


▲ 살모네키친의 오로라 샐몬 플래터


연어를 맛있게 먹는 또 다른 방법으로 훈제가 있다. 훈연은 절이기, 말리기와 함께 오래전부터 음식을 보존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훈제는 크게 냉훈과 온훈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냉훈은 말 그대로 열을 가하지 않고 연기만 쐬어 보존하는 방식이다. 인류가 고기를 불 위에서 건조하면서 얻은 지혜다.

음식에 나무 연기를 쐬이면 나무가 타면서 생성된 많은 화학물질로 항균 항산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 상대적으로 보존력이 높아지면서 특유의 훈제 풍미를 얻게 된다. 온훈은 연기와 함께 열을 가해 재료를 천천히 익히는 방식이다. 북유럽에서는 온훈 처리한 생선을 특별한 조리 없이 적당한 크기로 썰어 접시에 내 차가운 전채 요리로도 먹는다. 냉훈이든 온훈이든 그윽한 훈제 향이 밴 연어만큼 식욕을 자극하는 생선이 또 있을까.



[서울에서 맛보는 북유럽 요리&연어 식당 추천]

루블랑

홍대에 위치한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이다. 통연어를 직접 손질해 48시간 동안 숙성, 훈제하여 만든 연어를 판매하고 있다.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2-2번지 지하 1층

대표메뉴 : 훈제 연어 그라브락스, 수비드 훈제 삼겹살, 리오네즈 샐러드

전화번호 : 070-8849-2040

후거벤

담백하면서 신선한 덴마크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이다. 스뫼레브뢰드라는 오픈 샌드위치가 가장 인기 있다. 훈제연어, 토마토, 청어 등으로 맛을 냈다.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2길 20 서교옥 1층

대표메뉴 : 소프트문어, 스뫼레브뢰드, 락스 스테이크

전화번호 : 02-338-6278

쿠마

노르웨이산 연어가 아닌 국내산 연어를 만날 수 있다. 질이 좋은 연어가 없으면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7

대표메뉴 : 연어 사시미, 말사시미, 참치아가미속살

전화번호 : 02-2645-7222

헴라갓

스웨덴 요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애피타이저로는 청어를 사용하며 메인디시로 주로 연어 스테이크를 선보인다.

주소 : 서울시 중구 소공로 35

대표메뉴 : 스텍트 락스 메드 딜 스투바드 포타디스(연어 스테이크), 씰탈릭(청어저림)

전화번호 : 02-318-3335

살모네키친

연어유통사가 직접 운영하는 연어 전문 레스토랑이다. 그라브락스, 훈제연어, 연어 타다끼 등 다양한 형태의 연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연어플래터가 인기다.

주소 : 서울 송파구 중대로 60-13 청기와빌딩

대표메뉴 : 오로라 샐몬 플래터, 피오르 샐몬 플래터

전화번호 : 02-409-3923



본문에 소개된 맛집 정보

  

   맛집 정보

     1.   루블랑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2-2번지 지하 1층 / 070-8849-2040

     2.   후거벤 : 서울시 마포구 잔다리로2길 20 서교옥 1층 / 02-338-6278

     3.   쿠마 :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7 / 02-2645-7222

     4.   헴라갓 : 서울시 중구 소공로 35 / 02-318-3335

     5.   살모네키친 : 서울 송파구 중대로 60-13 청기와빌딩 / 02-409-3923




댓글 0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