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 베스트 리포트 대상

애널리스트는 일반 직장인의 범위를 넘어선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공정하고 정확한 기업 분석정보를 업무결과로 보여주어야 하므로 직업윤리가 강조되고, 분석하는 기업과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 또한 요구된다. 최근 신규업종의 등장과 직무가 세분화되는 사회적 추세에 맞춰 애널리스트 또한 상경계가 아닌 이공계 전공자가 늘어나고 있다.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구자용 연구위원은 경희대 한약학과와 서울대 약대 박사과정을 거쳐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연구 개발에 매진하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연구소에서 담당 약품 개발에만 몰두하다 보니, 시장에서 어떤 약이 경쟁력이 있는지 알고 싶다는 궁금증이 점점 커졌다. 그때 마침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접하게 되었고, 그는 과감히 전직을 결심했다. 제약 회사에서 바이오와 헬스케어에 대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그는 급기야 2년 만에 2017 대한민국 베스트 리포트 대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이번 수상이 더욱 값진 이유는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베스트 리포트 대상 수상자가 처음 탄생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 기업을 분석하다


▲사진출처 : 머니투데이


애널리스트란 국내외 금융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금융사와 투자자들에게 투자 리포트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그들은 해당 기업의 재무적인 부분과 산업적 이슈 등의 자료를 토대로 기업의 성장성 등을 분석한다. 이를 리포트로 작성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투자 방향과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DB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는 총 3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금리·환율·해외·채권 등 거시적인 경제를 보는 팀이 있고, 투자를 배분하는 전략팀, 산업팀에서는 IT·헬스케어 등의 섹터(sector)로 나누어져요. 그중 저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분석하고 있죠."애널리스트의 리포트 작성은 주된 업무 중 하나다. ‘2017 대한민국 베스트 리포트 대상’을 수상한 구자용 연구위원의 리포트 제목은 ‘인텐시브가 바이오시밀러를 만든다’이다. 그는 “이 리포트에 대한 자료 조사가 한 달 이상 걸렸지만, 글 쓰는 작업은 3일 정도 소요됐다”며 “저는 느린 편이고, 하루 만에 리포트를 완성하는 분들도 있다”고 리서치센터의 분위기를 설명했다.“애널리스트의 주 업무가 리포트 작성이지만, 낮 시간에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다녀야 해서 정신이 없어요. 하지만 다른 섹터 애널리스트들과 이야기를 자주 나눠야 시장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요. 금리 관련해서 수출입하는 회사에 관한 이야기나 원자재 등과 관련된 외국에 대한 내용을 교류하는 편이에요.”


‘인센티브가 바이오시밀러를 만든다’



값비싼 바이오의약품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환자 부담을 낮추고 국가적으로 의료재정 악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사용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어쩐지 미국은 유럽보다 개화가 늦어지고 있었다.“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산업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어요. 그중 셀트리온이 2017년 초에 항체 바이러스를 출시했는데요. 미국에서 유독 매출이 안 올라가는 거예요. 유럽은 20%나 올랐거든요. 시장에서도 왜 이럴까 의아해하던 분위기 속에서 저는 ‘2017 AAM 바이오시밀러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됐어요. 이때 정책 분야에서 조언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유럽과 미국의 차이를 알 수 있었죠.”유럽은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바이오시밀러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반면 미국은 약가, 특허, 처방 측면에서 보수적인 분위기가 깔려있어 바이오시밀러를 보는 시장의 시각이 변하지 않은 것이었다. 구 연구위원은 유럽과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이런 구조적 차이를 비교했다. 당시 그저 미국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의견과 다른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도 리포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의약품이 팔리는 구조가 달라 혼란스러웠다. 특히 미국인들도 잘 모르는 미국 의료보험까지 공부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하지만 구 연구위원은 아직도 왜 상을 받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산업에 대한 리포트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바이오 기업들은 대부분 연구 개발하는 것들의 미래가치를 기업의 가치로 반영하는 구조잖아요. 이를 위해서는 산업의 흐름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그러한 흐름을 리포트에 담았기에 가능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그는 막상 수상 통보 전화가 왔을 때에는 장난 전화 아니냐며 되물을 정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지는 리포트 중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믿기 힘들었다.“보통 애널리스트들은 인지도나 수익률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곤 하죠. 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저는 한 번도 리스트 업이 된 적 없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수상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상을 주신 만큼 앞으로도 시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리포트를 작성해보고 싶어요.”그는 현재 바이오시밀러와 관련된 리포트를 하나 더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헬스케어 산업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정신과 의약품에 대한 분석도 다룰 예정이다. 아직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제약 산업의 새로운 시각을 접하며 재미있게 근무 중이라는 구자용 연구위원. 그가 내놓을 또 다른 리포트가 제약·바이오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벌써 업계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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