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장준우 쉐프
쇠고기 하면 무릇 얇게 저며 불판에 맛있게 구워 참기름이나 소금에 찍어 먹는 것으로 알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요즘은 두껍께 썰어내 불판이나 그릴에 먹음직스럽게 구운 스테이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해졌지만 한 때 스테이크 전문점을 내세운 패밀리 레스토랑의 유행이 가져다준 결과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을 돌게 만드는 쇠고기 스테이크. 대체 이 구운 고기의 매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스테이크의 시작



스테이크는 엄밀하게는 썰어낸 방식과 조리방법에 관한 용어다. 쇠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두부에도 스테이크란 단어가 붙는다. 스테이크 Steak란 명칭은 노르만족의 고어 Steik에서 유래됐다. 인류가 육식을 하게 된 건 대략 2만 년이 넘었지만 모두가 고기를 즐긴 건 아니었다. 유럽만 하더라도 남쪽의 농경민족과 북쪽의 유목민족은 식단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유목과 채집을 주로 하던 북쪽의 민족은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불에 구워 먹었다. 주로 통째로 굽거나 큰 덩어리째 구웠는데 이렇게 구운 고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스테이크와는 다소 달랐다.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스테이크는 고기를 소분해 금속으로 된 철판이나 팬에서 굽거나 숯불 위 그릴에서 굽는데 이런 방식은 비교적 현대적인 조리법이다. 통째로 고기를 구우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작은 덩어리로 소분하면 조리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개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등장하고 1인분씩 조리할 필요가 생기자 나온 방식인 셈이다.


우리야 소가 귀하고 고기를 주로 소비하는 식문화가 아니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고기를 많이 먹는 서양인이라고 처음부터 스테이크를 즐겼던 건 아니었다. 스테이크는 주로 농사보다 목축을 많이 해온 영국에서 선호되던 식문화였다. 프랑스의 저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그의 저서 <미각의 생리학>에서 카레와 캐비어 등 이국적인 음식이 18세기에 프랑스 요리에 보태졌다고 설명했는데 그중에는 스테이크도 있었다. 사바랭은 영국인을 두고 "고기를 곱빼기로 먹어대고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이나 주문하며, 가장 독한 술을 마시고서 언제나 도움 없이는 떠나지 못한다”라고 묘사했다. 당시 두 나라 간 식문화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탈리아 티본스테이크



티본스테이크로도 유명한 이탈리아의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이하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16세기경 축제 때 귀족들이 서민들에게 고기를 베푼 것이 그 시작이라는 설과 이탈리아에 유학 오거나 관광을 오는 영국인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 비스테카란 말이 영어 스테이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보면 후자가 조금은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


우리에게 스테이크 하면 연상되는 건 역시 미국이다. 미국 문화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미국식 스테이크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었다. 영국의 식민지로 출발한 미국에서 목축은 주요 기반산업 중 하나였다. 서부의 광활한 초지에서 키워진 소는 동부로 실려나가 요긴한 식량자원이 됐다. 소떼를 치는 카우보이의 명성만큼 19세기 전 세계에서 쇠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미국이었다. 쇠고기가 풍부하니 호쾌하게 큰 덩어리째 구워낸 스테이크를 선호한 것은 어쩌면 본능 아니었을까.


한국에서는 90년대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고 2000년대 들어 차례로 호주산, 미국산 쇠고기가 안방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우 값은 계속 오르는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쇠고기가 등장하자 이제는 스테이크를 집에서 즐기는 문화도 생겨났다. 인터넷에 스테이크 잘 굽는 법이나 스테이크를 위해 필요한 도구 등이 소개되기도 하는데 사실 몇 가지 포인트만 이해하면 크게 어렵지 않은 것이 스테이크 굽기다.


맛있는 스테이크 만들기



좋은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선 가장 먼저 스테이크에 적합한 쇠고기가 필요하다. 가정에서 조리하기 좋은 부위는 등심 채끝이다. 값싼 가격 때문에 종종 척아이롤 부위를 스테이크용으로 많이 구입하는데 잘못 조리하면 질겨서 부드러운 스테이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스테이크는 두께가 중요한데 너무 얇아도, 너무 두꺼워도 곤란하다. 고기 두께는 가정에서 쓰는 화기와 팬에 따라 달라진다.


스테이크는 높은 온도의 팬에서 겉면을 바싹 굽는 것이 중요한데 가스레인지의 화력이 약하거나 프라이팬이 너무 얇으면 잘 구워지지 않는다. 높은 열을 오래 간직하면서 고기가 올라가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무쇠 팬이 가장 좋다. 무쇠 팬이나 두꺼운 스테인리스 팬이 있다. 고기 두께는 5센티미터 정도, 일반 가정용 코팅 팬이라면 3.5센티미터가 적당하다. 먼저 팬을 최대한 달구자. 연기가 날 정도로 뜨겁게 달궈진 팬에 고기를 올렸을 때 '치익' 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나야한다. 회색이 아닐 진한 갈색이 날 정도로 양면을 고루 익혀주면 되는데 오일을 넉넉하게 뿌려 튀기듯 굽는 것도 한 가지 요령이다. 일명 마이야르 반응으로 갈변된 부분에서 깊고 진한 스테이크 맛이 난다. 이 맛이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이 강하거나 오랜 시간 익혀야 하는데 고기가 얇으면 속이 다 익어버리니 어느 정도 두꺼운 고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고루 익힌 스테이크는 바로 자르지 말고 3분 정도 놔두는데 이 과정을 휴지, 레스팅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야 육즙을 간직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행여 고기가 식으면 어쩌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얇게 썬 로스와는 달리 스테이크는 반드시 뜨거울 때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육즙이 골고루 잘 스며든 스테이크는 식어도 맛이 있다.



가정에서 잘 만든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꺼운 고기, 충분한 화력, 그리고 두꺼운 팬이 필요하다. 여기에 중요한 것 또 하나. 바로 환풍기다. 창문이 화구 옆에 있거나 하지 않는다면 어느새 주방은 연기로 가득 차게 된다. 이런 불편함 없이 스테이크를 즐기고 싶다면 역시 답은 하나, 전문 요리사가 구워주는 스테이크를 먹는 것뿐이다.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스테이크 맛집]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미국 소고기 중 상위 3%의 소고기를 사용한다. 뉴욕 4개 지점을 시작으로 한국에는 11번째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코리아로 오픈되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선릉로152길 21

대표메뉴 : 포터하우스스테이크, 올데이 세트

전화번호 : 02-556-8700

홈페이지 : https://wolfgangssteakhouse.co.kr


BLT스테이크

미국 BLT 본사 셰프와 합동 연구를 통해 담백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279

대표메뉴 : BLT Steak Signature, BLT Chef Hong Hee Park's Signature

전화번호 : 02-2276-3330

홈페이지 : http://www.jwmarriottddm.com/pages/03bar/bar02.asp


DOMA

프리미엄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사용한 우드그릴레스토랑이다. 참나무와 참숯으로 스테이크의 향과 맛을 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논현로26길 41

대표메뉴 : 엘본스테이크, 토마호크스테이크, 티본스테이크

전화번호 : 02-6925-4894

블로그 후기 : http://pradamix.blog.me/221329994113


부첼리하우스

수요미식회에서 스테이크 맛집으로 소개된 가게다.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숙성된 한우를 구매할 수도 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22-1

대표메뉴 : 내등심, 등심꽃, 채끝등심, 안심

전화번호 : 02-792-5676

블로그 후기 :https://blog.naver.com/syoko82/221311949789


본앤 브레드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 위치한 프리미엄 소고기 레스토랑이다.

주소 : 서울 성동구 마장로37길 57

대표메뉴 : 암소 등심, 암소 채끝, 암소 살치살등심

전화번호 : 02-2298-5005

홈페이지 :http://bandb.co.kr/



본문에 소개된 맛집 정보

  

   맛집 정보

     1.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 서울 강남구 선릉로152길 21 / 02-556-8700

     2.   BLT스테이크 :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279 / 02-2276-3330

     3.   DOMA : 서울 강남구 논현로26길 41 / 02-6925-4894

     4.   부첼리하우스 :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22-1 / 02-792-5676

     5.   본앤 브레드 : 서울 성동구 마장로37길 57 / 02-2298-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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