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류영라 과장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초, 우리 가족은 조금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아직 두 돌이 안된 둘째에게도 이동에 크게 무리가 없는 곳을 고민했다. 그래서 우리가 정한 곳이 바로 오키나와다. 오키나와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인상적인 오키나와에서 함께한 네 가족의 여행기를 소개한다.


오키나와는 류큐제도 남부에 있는 화산섬이다. 오키나와현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섬이다. 오키나와섬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72년까지 미국이 지배했고, 지금도 미군 항공기지가 주둔하고 있다. 그 탓에 미국과 일본의 문화가 섞인 묘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오키나와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고, 둘러볼만한 관광지도 많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운전 체계가 한국과 반대다 보니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 아니던가. 이내 반대편 운전석도 어색하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렌터카와 함께 우리 가족의 발걸음이 머물렀던 곳들은 어디일까?


우미카지테라스


▲우미카지테라스에서 바라본 선셋


우리 가족이 오키나와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 찾아간 곳은 세나가지마섬의 우미카지테라스였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해변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나하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어 여행의 시작이나 마지막 코스로 적합하다. 국내에는 해먹카페로 잘 알려져 있다. 모든 상점이 바다를 향해 있어 분위기 있게 일몰을 감상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이곳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오래된 내비게이션과 씨름하다 우연히 들리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바로 신의 한 수였다. 말썽 많던 내비게이션에 감사할 따름이다.



미나토카와 스테이츠 사이드타운


이곳은 예전에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미군 가족들이 모여살던 작은 마을이다. 지금은 빈티지 숍이나 베이커리 카페 등이 모여 있다. 빈티지 소품과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과 꼭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이다. 전체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 실망감도 들었지만, 가게마다 개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 곳에서 망설이다 못산 리넨 부채는 아직도 눈에 어른거릴 정도다. 특색 있는 기념품을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아라하 비치


    

▲입은 옷 채로 바다에 뛰어들던 아드님들                                            ▲아라하 비치에서


오키나와는 휴양으로 유명한 섬인 만큼 예쁜 해변이 많다. 그중에서도 아라하 비치는 잔잔한 파도와 수심이 낮다. 그 덕에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아라하 비치 근처의 숙소를 예약한 우리 가족은 잠깐 산책이라도 하자며 해변을 찾았다. 하지만, 바다와 해변을 보고 그냥 지나칠 리 없는 아들 둘. 두 녀석은 다 입은 옷 그대로 바다에 뛰어드는 바람에 결국 네 가족이 모두 계획에 없던 물놀이를 했다. 비록 수영복도 튜브도 수건도 없이 시작된 물놀이였지만, 에메랄드빛의 고운 파도와 모래만으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메리칸빌리지


    

▲대관람차에서 오키나와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둘째 아드님                           ▲아메리칸빌리지의 대표적인 명물, 대관람차


이름부터 미국적인 아메리칸빌리지는 미군 비행장 부지에 조성된 계획도시다. 선셋을 볼 수 있는 선셋비치도 가깝고 맛집도 많아 오키나와를 찾는 사람들은 꼭 방문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대관람차가 대표적인 명물로 꼽힌다. 우리 가족 역시 일몰 시간에 맞춰 대관람차에 탑승했는데, 생각보다 대관람차 안이 더워서 아이들이 칭얼대기도 했다. 하지만, 오키나와 시내를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번쯤은 경험해도 괜찮을 것 같다.


만자모



츄라우미 수족관이 있는 북부로 이동 중 들린 곳은 코끼리 모양 기암으로 유명한 만자모. '1만 명이 앉아도 충분할 정도로 넓다'라는 뜻처럼 석회암 단면 위로 넓은 잔디밭이 펼쳐있어, 누군가 만들어놓은 공원 같은 느낌도 준다. 제주도 성산일출봉과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넓고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만자모 근처에 오키나와에서 손꼽히는 카페나 음식점들도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다.



츄라우미 수족관 & 오키짱 쇼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제일 처음 떠올릴만한 곳이다. 해양박 공원 내에 있는 이 수족관은 국내 TV 프로그램에도 여러 번 소개된 곳으로 츄라우미의 최대 자랑거리는 '쿠로시오 바다'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조다. 작은 바다생물부터 고래상어까지 볼 수 있는 곳으로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거대 수조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최근 '상어가족'이라는 인기동요 덕분에 상어에 관심이 많은 둘째 아들은 실제 상어를 보고 그 앞에서 '뚜루뚜루'라는 동요의 후렴구를 무한반복하기도 했다.




해양박 공원에서 꼭 봐야 할 또 하나는 오키짱 쇼로 불리는 돌고래 쇼다. 귀여운 돌고래의 다양한 묘기를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지만, 이 쇼가 무료라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닐까. 쇼가 없는 시간에도 투명창을 통해 돌고래가 움직이는 것을 계속 지켜볼 수도 있다. 해양박 공원 내에는 아이들을 위한 분수쇼 등도 있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잡고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또한, 오키짱 쇼 시간을 잘 고려해 츄라우미 수족관 관람을 계획하면 효율적으로 관광을 할 수 있다.


비세후쿠기 가로수길


츄라우미 수족관 바로 옆에 있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하나 꼽으라면 이 곳을 꼽고 싶다. 숙소와 가까워 크게 기대 않고 산책이나 할까 싶어서 들렀는데 고즈넉한 분위기의 일본 시골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자전거나 물소 마차를 타고 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충분히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가로수길의 카페에서 바라본 바다


사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다 보니 많은 것을 체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오키나와의 유명한 수상 스포츠를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더 크면 오키나와를 다시 한번 방문하리라 다짐했다. 그때는 조금 다른 모습의 오키나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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